새싹

닭으로 치면 영계, 돼지로 치면 애저… 차세대 건강식품 ‘새싹’

정만호 2015. 8. 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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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으로 치면 영계, 돼지로 치면 애저… 차세대 건강식품 ‘새싹’
2015.08.05.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채식을 한다. 건강을 위해, 날씬한 몸매를 갖기 위해, 육식의 비윤리성에 저항하기 위해… 특히 한국인은 오랜 기간 채식으로 적응해 온 유전자를 타고 태어난 탓에 채식이 더 체질에 맞는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채소와 과일조차도 마음놓고 먹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채소에는 잔류 농약의 수치가 매우 높다. 몸에 좋다고 먹고 있지만 독약을 먹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유기농은 공급량도 많지 않은 데다 가격도 비싸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사먹기에는 부담이 있다. 게다가 유기농도 온전히 믿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일정 구역 전체를 유기농으로 하지 않는 한, 인근 농경지에서 흘러들어온 화학 비료와 농약의 성분이 땅을 오염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아예 집에서 채소를 길러 먹어볼까 고민하는 이들도 늘고 있지만, 밭 한 뙈기 갖기 힘든 도시민들에게는 언감생심이다. 이에 다 자란 채소보다는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도, 영양소는 많이 함유한 새싹 채소를 기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얼마 전 한 TV 요리 프로그램에서 인기 아이돌그룹의 멤버가 “집에서 직접 밀싹을 재배해 먹는다”고 말해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사진출처=123RF]


 
▶ 대지를 뚫고 나올 만큼의 기운이 듬뿍…

새싹 채소란 식물의 싹이나 눈, 발아한 지 일주일 정도 된 새싹을 말한다. 생명이 필요로 하는 필수 영양소를 완벽하게 함유하고 있으며, 병해충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데다 농약이나 화학비료의 오염 우려가 없는 무공해식품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예로부터 육류로 치자면 영계, 애저, 송아지 등이 몸에 좋은 음식으로 취급됐던 것처럼, 새싹은 다른 무엇보다 영약적인 측면에서 탁월하다. 바위 틈에서도 싹을 틔운 식물의 생명력에 놀라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식물은 새싹이 돋아나는 시기에 성장력이 가장 왕성하다. 모든 종자는 발아시점이 되면 종자 내부의 모든 영양분이 깨어나 새싹에 공급되며, 새싹이 최고 성장속도로 자라날 수 있도록 영양소가 섭취하기 쉽게 변화되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지방은 필수 지방산으로 변하는 식이다.

두꺼운 배아 속에서 나올 준비를 한 씨앗에 수분과 온도가 주어지면 싹이 트는데, 이 때 식물은 곰팡이, 박테리아 등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무기로 신물질을 합성한다. 즉 씨앗 상태일 때는 없었던 효소, 비타민, 아미노산 등의 신물질을 만들어 내는 데 싹이 튼 지 3~5일, 즉 본 잎이 나오기 전의 어린 떡잎 상태일 때 이런 유용물질이 최대가 된다. 3~5일 사이의 유용물질은 2~3개월 후보다 20~100배까지 더 많다. 최근 노화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식품으로 각광받는 브로콜리의 경우 새싹을 섭취하는 경우 성체의 1/20~1/50 정도 소량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씨앗의 기능성 발아에 대한 연구는 1993년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로도 꾸준히 이어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상당한 반향을 불러온 바 있다. 최근에도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 암 연구소는 브로콜리 싹 추출물이 구강암을 예방해준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고, 농촌진흥청은 보리싹의 비만, 당뇨, 고지혈증 예방 효과를 꾸준히 증명해 나가고 있다.

새싹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식품업계 역시 관련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최근 새싹보리차를 출시하고 집에서 새싹을 키우자는 취지의 ‘한뼘 텃밭 가꾸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커피 업계에서도 발아한 생두로 만든 ‘발아커피(스프라우트 커피)’가 매니아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풀무원에서는 올해 동물복지 차원에서 닭에게 새싹보리를 먹여키운 유정란도 출시한 상황이다.



[사진출처=123RF]


▶‘비욘세 주사’ 한 방 보다 낫다.

새싹 채소라고 하면 낯설게 들리지만 사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새싹을 먹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콩나물이다. 콩나물은 감기 예방과 숙취 해소 등에 특효가 있는데, 대두에는 없는 비타민C가 발아시킨 콩에는 가득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 여성의 갱년기 질환 치료에 좋은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소플라본의 함량이 성장한 콩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식이섬유도 풍부해 저칼로리 식품으로 그만이다. 발아하는 도중에 당질과 단백질이 잘게 분해돼 소화도 잘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는 브로콜리 싹이 있다. 브로콜리 싹은 다 자란 것보다 설포라판 성분이 50배나 더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설포라판은 빛나는 피부를 만들어준다고 해 여성들의 관심을 끈 ‘비욘세 주사’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설포라판이 이 주사의 주성분인 글루타치온이 우리 몸에서 합성되도록 돕기 때문이다. 피부에 과산화물이 많이 생성되면 피부암을 일으키는데, 글루타치온은 이 과산화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브로콜리 새싹에 든 설포라판은 이밖에도 간과 피부에서 해독작용을 도와주고,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막아준다. 특히 피부에 자외선 차단막을 만들어 피부를 보호하는 자외선차단제와 달리 설포라판은 자외선에 저항하는 효소를 만들어 피부를 보호한다. 그래서 설포라판 성분이 결핍될 경우 대머리, 손발톱의 각질화, 피부의 노화 등이 일어난다. 또 한 연구에 따르면 피부의 탄력성을 유지시켜 주는 콜라겐 기능도 설포라판 성분이 활성화시킨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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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포라판을 많이 함유한 또 다른 새싹 채소로는 양배추 싹을 들 수 있다. 양배추 싹은 다 자란 양배추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이 좋은데다 향내가 풍부해 인기가 높다. 비타민 A, B, C, K, 칼륨, 황, 염소, 셀레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위와 장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고, 노화 방지 및 피부 미용에도 좋다.

얼마 전 ‘차세대 슈퍼푸드’라며 해외 언론에서도 주목한 밀싹은 몇해전 국내 여자 연예인들 사이에서 퍼져 인기를 끌었던 새싹 채소다. 밀싹은 달걀, 우유와 같은 완전식품으로 분류되는데, 다량의 엽록소를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미노산, 비타민, 효소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일반채소에 비해 23배에 달하는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밀싹이 주는 효능은 다양하다. 주성분 엽록소는 우리 몸의 해독작용을 도와주며 간과 장을 정화하고 세척해준다. 특히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과를 선사하는데 보습효과는 물론 피부 재생을 도와 깨끗하고 잡티 없는 피부로 만들어주며 노화를 방지하고 트러블 등에도 효과적이다. 독성이나 부작용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아토피 피부 질환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밖에 녹두, 순무, 알팔파, 배추, 케일, 설채, 완두, 보리, 메밀, 호로파, 땅콩, 해바라기, 마늘 등 다양한 새싹이 우리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paq@heraldcorp.com